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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잔병 치레도 없었거니와 어지간해서는 병원을 가지 않는 저였지만 치과는 좀 다녔던 듯 합니다. 원래는 치아가 좋은 편이었는데 충치 하나를 방치했다가 주변 치아로 번졌고, 한 쪽(충치가 없는 쪽)으로만 씹는 생활을 3년 넘게 하면서 치아 상태가 심각하게 되었지요. 그러다 장기간에 걸쳐 대대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예약을 자주 어겼던지라(물론 치료비는 선불로 먼저 냈음에도 불구하고. ^^) 그 이후에 한 번 더 대대적인 치료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 대대적인 치료를 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제 나이에 비해 치아 나이는 훨씬 더 많으며, 나중에 나이 들면 고생 좀 하겠다고. 제가 겪어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가급적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나중에 고생도 덜하고 치료비도 적게 들어갑니다. 귀찮다고 방치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지요. 저처럼 미련스러울 정도로 방치하는 분들이야 없겠지만 말입니다.
그 마지막 치료가 5~6년 전인 듯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예전에 했던 PFM(크라운) 하나가 떨어지네요. 그래서 어차피 치과를 가야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 지인분(강정호 원장)이 운영하시는 선릉역의 라이나 치과를 방문하면서 이런 저런 치과 치료에 대한 내용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세부적인 내용에 앞서 이번에는 다양한 치과 치료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접 수복과 간접 수복
수복이라는 말은 고쳐서 본래의 모양으로 만든다는 뜻이므로 치과 치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치과에도 비슷한 용어가 많은데요. 수복을 충전 또는 필링(filling, 외국에서는 이렇게 표현)이라고도 부릅니다. 치아의 손상된 부분을 제거한 후에 해당 부위에 보철물을 넣어서 원래의 치아 모양대로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해야 해당 치아의 원래 기능인 음식물을 자르고 부수는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지요.
여러 치과 홈페이지나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보면, 레진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수복할 때는 레진이라고 부르며, 아말감을 사용하여 수복할 때는 수복, 금이나 세라믹과 같은 재료를 이용할 때는 인레이라고 부르곤 합니다만 이러다 보니 개념에 혼동이 있는 듯 합니다. 모두 다 수복의 한 형태이며, 수복에는 직접 수복과 간접 수복의 두 종류만 있습니다.
간접 수복: 본을 떠서 기공 작업한 후에 충전시키는 경우
그런데 재료에 따라 직접 수복과 간접 수복이 나뉘어집니다. 레진과 아말감 같은 경우는 손상된 부위를 제거한 후에 바로 재료를 넣어서 모양을 만들 수 있기에 직접 수복 방식이지만 나머지 재료는 본을 떠서 해야 하기 때문에 간접 수복 방식을 택하게 되지요. 그것은 재료의 특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럼 인레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인레이, 온레이, 오버레이
인레이(inlay)는 안에(in) 놓는다(lay)는 뜻으로, 손상된 부위를 제거한 후에 재료를 넣어서 치료하는 모든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에서 자료를 찾다 보니 치료 범위에 따라 인레이, 온레이, 오버레이로 나눠서 표현하고 있더군요. 위의 그림에서 보면 왼쪽부터 인레이, 온레이, 오버레이를 나타낸 것인데요. 인레이에서 오버레이로 갈수록 충전시키는 부위가 넓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렇게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고 모두 인레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떠한 재료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재료명을 인레이 앞에 붙여서 'OO 인레이'라고 부르는 듯 합니다. 인레이는 비교적 치아의 손상 부위가 좁은 경우에 하는 치료입니다. 이보다 넓은 경우에는 크라운을 해야 하고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충치 생겼을 때 빨리 치료했으면 인레이 정도로 가능했는데 방치해 둬서 결국 발치를 할 수밖에 없었지요. 인레이, 크라운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발치를 해야 했었습니다. 고로 치과 치료는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처리하는 게 돈과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입니다. ^^
크라운
크라운(crown)은 그 용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치아에 왕관을 씌우듯이 하는 치료를 말합니다. 인레이는 치아의 윗 부분만을 삭제하는 반면에 크라운은 치아의 둘레까지 삭제를 해서 치아 삭제량이 다소 많은 편입니다. 그러나 인레이만으로는 치료가 안 될 경우에는 크라운을 할 수 밖에 없겠지요. 고로 평소에 치아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게 금 인레이이고 그 옆이 금 크라운입니다. 같은 금이라고 하더라도 색깔이 다소 다른 것을 알 수가 있죠? 그게 금의 함량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크라운과 같은 경우는 덮어씌운 재료가 단단해야 치아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같은 재료라고 하더라도 인레이와는 함량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이건 제 아랫니 사진인데요. 사진에서 보시면 오른쪽 어금니 두 개가 인레이고 왼쪽 어금니 세 개가 크라운입니다.(엄밀히 말하면 임플란트 한 개에 크라운 한 개를 금으로 브릿지 한 거지요. ^^) 치료한 지 5~6년이 된 듯한데 현재까지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오래 되서 그런지 왼쪽 크라운은 색깔이 많이 바랬지요. 그에 비해 인레이는 금색을 잘 유지하고 있고 말입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금 잘 이용하지 않지요. 그건 그만큼 치과 재료가 발달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금이 가장 좋은 재료이긴 했습니다만 요즈음은 금만큼 강도도 우수하면서 심미적으로도 우수한(치아 색깔과 유사한) 재료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금으로 하기 보다는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왕이면 치아 색깔과 유사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보기도 좋으니까 말입니다.(심미적으로 우수하다는 말이지요.)
라미네이트
치아성형이라고까지 불리는 라미네이트(laminate)는 합판을 뜻합니다. 합판은 얇은 판을 붙여서 만들듯이 라미네이트도 치아에 얇은 판을 붙입니다. 네일 아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네일 아트와 다른 점은 치아는 치아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에 지장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붙인 재료가 치아에 얼마나 단단히 붙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요즈음에는 좋은 재료들이 많이 나와서 치아에 문제가 없는데도 좀 더 하얗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치아성형이라고 일컫곤 하지만 치과에서는 심미치료라고 부릅니다. 치아미백도 심미치료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죠. 라미네이트는 보통 웃을 때 드러나는 앞니 위주로 치료하는데 얇은 판을 붙이기 위해서 치아를 삭제합니다.
어떠한 이유 때문에 불가피하게 삭제를 해야하는 경우가 아니라 오직 심미적인 목적 때문에 삭제를 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없는 치아를 삭제하는 것이니 가급적 덜 삭제하는 게 좋을 겁니다. 위 그림은 크라운과 라미네이트의 치아 삭제량을 비교한 것인데요. 크라운에 비해서 라미네이트는 치아 삭제량이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아의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삭제량은 많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치아가 벌어져 있는 경우라면 벌어진 틈을 이용해서 라미네이트를 하기 때문에 치아 삭제량이 매우 적은 반면에 치아가 고르지 못한 경우에는 가지런히 맞춰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삭제를 많이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런다 하더라도 크라운의 치아 삭제량과는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임플란트
치과 치료 중에서 치아 하나당 가격으로는 가장 비싼 치료가 임플란트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어느 치과 의사도 가급적 임플란트를 하기 보다는 치아를 남겨두고 그것을 활용해서 크라운을 하려고 하겠습니다만(물론 이문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 임플란트를 권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마저도 쉽지가 않으면 발치를 한 후에 임플란트 시술을 합니다. 저도 제 치아 중에 임플란트가 하나 있지요. ^^
임플란트가 좋다 안 좋다를 떠나 임플란트는 마지막에 하는 치료입니다. 굳이 임플란트를 할 필요가 없는데 임플란트를 권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게 아니지요. 제대로 된 치과 의사라고 한다면 가급적 치아를 살리면서 치료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안 될 시에는 임플란트를 권하게 됩니다.
결국 조기에 치료를 하면 인레이 정도로만 해도 될 것을 방치하게 되면 크라운, 임플란트까지 가야하는 경우도 생기고 인레이를 했다고 해도 관리를 잘못하게 되면 점점 부위가 넓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에 치아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것이지요. 뭐든지 잃고 나면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저처럼 말이지요. ^^ 다음 번에는 치과 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재료(보철물이라고도 부릅니다.)의 장단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風林火山 / 도움말: 라이나 치과 강정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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